[신탁법] 유언대용신탁, 재산을 맡긴 사람에게 사후 재산까지 줄 수 있을까? 수탁자·수익자와 귀속권리자

노후의 부양과 치료를 위해 가족에게 부동산을 맡기면서, 자신이 사망하면 그 가족이 부동산을 받도록 정한 신탁계약이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신이 이익을 받고, 사망한 뒤에는 재산을 맡아 관리하던 사람이 유일한 수익자가 되는 구조였습니다.

다른 상속인들은 이 신탁이 무효라며 자신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명의를 회복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은 사후 유일한 수익자를 수탁자로 정한 부분은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신탁 전체의 효력과 종료 후 재산의 귀속은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목차)

1. 이 사건의 수탁자는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2. 계약서에는 생전 부양과 사후 승계 목적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3. 수탁자를 사후 유일한 수익자로 정한 부분은 무효입니다

4. 사후 조항이 무효여도 신탁 전체가 당연히 무효는 아닙니다

5. 종료 후 귀속권리자로 수탁자를 정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1. 이 사건의 수탁자는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동산 소유자 A는 2018년 7월 5일 B에게 부동산을 신탁했습니다. B는 같은 달 26일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A는 2020년 12월 3일 사망했습니다. A·B는 설명을 위한 표기입니다.

역할이 사건의 지정 내용
위탁자부동산 소유자 A
수탁자A의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인 B
A 생전의 수익자A
A 사망 후 유일한 수익자B

B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입니다. 원심이 인용한 1심 판결에는 상속인들이 A의 직계비속 6명이라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직계비속은 자녀·손자녀 등을 뜻하므로 구체적인 촌수까지 단정하지 않고, B를 직계비속인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으로 설명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다른 공동상속인 3명은 신탁과 B 명의 등기가 무효라며, 각자의 상속지분에 관해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습니다. 등기를 말소해 달라는 청구와는 구별됩니다. 실질적으로 자신의 지분에 맞는 명의를 회복해 달라는 청구입니다.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2. 1. 19. 선고 2021가단11306 판결 — 이유 1. 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직계비속인 원고들 3명, 피고, 소외 2, 소외 3이 있고,”

※ 해당 문장의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1가단11306 판결

1심과 원심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대법원은 필요한 심리가 부족하다며 파기환송했습니다. B의 최종 재산 취득이 확정됐다는 판결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1·2·3. 나.

2. 계약서에는 생전 부양과 사후 승계 목적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 계약의 목적은 단순한 추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1심 판결에 실린 계약서에는 위탁자의 노후생활 보장과 사후 재산승계를 준비하려는 취지가 나타납니다.

1심 판결에 기재된 신탁계약 제1조 제1항 제1호

“위탁자 생전에 위탁자의 부양, 개호, 치료, 요양 등에 들어가는 비용들을 확보하여 행복한 노후설계를 하기 위함”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1가단11306 판결 — 이유 1. 라.

계약 제1조 제1항 제2호에는 생전에 사후 재산을 받을 사람을 지정하여 원활한 유산상속사무를 도모한다는 목적도 기재되어 있습니다. 생전 수익권에는 신탁부동산에 무상 거주할 권리와 수탁자로부터 부양의무의 이행을 받을 권리가 포함됐습니다.

따라서 이 계약은 생전의 주거·부양과 사후 승계를 함께 설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탁을 유언이나 증여보다 선호한 구체적인 이유, 실제 부양의 이행 여부, 절세 동기까지 판결에서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대용신탁의 법적 틀은 신탁법 제59조에 있습니다. 수익권을 취득하는 시점과 실제 급부를 받는 시점을 구별해 읽어야 합니다.

신탁법 제59조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가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를 갖는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1. 수익자가 될 자로 지정된 자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하는 신탁
2.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받는 신탁

② 제1항제2호의 수익자는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 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신탁법 제59조

제59조가 사후 승계 구조를 인정한다고 해서 수탁자 자신을 유일한 수익자로 정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도 제59조 제1항 제1호를 근거로 유효하다고 주장했지만, 원심은 다음과 같이 배척했습니다.

전주지방법원 2022. 11. 23. 선고 2022나1490 판결 — 이유 1. 고쳐 쓰는 부분 중

“이는 유언대용신탁에 있어서 위탁자의 수익자 변경권에 관한 규정일 뿐 수탁자와 수익자가 동일한 신탁을 허용한다는 취지가 아니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주지방법원 2022나1490 판결

3. 수탁자를 사후 유일한 수익자로 정한 부분은 무효입니다

수탁자는 재산을 관리하고, 수익자는 그 관리에서 이익을 받는 지위입니다. 수탁자가 혼자 수익자가 되면 결국 자기 이익만을 위해 재산을 관리하게 됩니다.

신탁법 제36조

수탁자는 누구의 명의로도 신탁의 이익을 누리지 못한다. 다만, 수탁자가 공동수익자의 1인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신탁법 제36조

대법원은 위 규정과 제5조 제2항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가. 1) 중

“따라서 유언대용신탁에서 위탁자가 사망한 후 유일한 수익자를 수탁자로 정하였다면 그 부분은 무효가 된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생전에는 A, 사후에는 B가 수익자라고 해서 공동수익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A 사망 후에는 수탁자인 B만 이익을 받기 때문입니다.

금융회사 C를 수탁자로 하고 B를 사후 수익자로 정한 경우라면 두 지위가 분리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계약의 모든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수익자를 형식적으로 추가하면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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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가 보험금을 받아 가족에게 나누어 지급하는 구조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가입요건과 활용방법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4. 사후 조항이 무효여도 신탁 전체가 당연히 무효는 아닙니다

핵심은 생전 관리 목적을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입니다. 원심은 민법 제137조에 따라 전체 무효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신탁법 제5조 제3항에 따른 심리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신탁법 제5조 제2항·제3항

② 목적이 위법하거나 불능인 신탁은 무효로 한다.

③ 신탁 목적의 일부가 제1항 또는 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 그 신탁은 제1항 또는 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한 나머지 목적을 위하여 유효하게 성립한다. 다만, 제1항 또는 제2항에 해당하는 목적과 그렇지 아니한 목적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분리할 수 있더라도 제1항 또는 제2항에 해당하지 아니한 나머지 목적만을 위하여 신탁을 유지하는 것이 위탁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

신탁법 제5조 제2항·제3항

대법원은 생전 자익신탁 부분의 효력을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가. 2) 중

“따라서 유언대용신탁에서 위탁자가 사망한 후 유일한 수익자를 수탁자로 정한 부분(이하 ‘사후 타익신탁 부분’이라 한다)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부분, 즉 위탁자가 사망하기 전 수익자를 위탁자로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재산을 관리 또는 운용하도록 하는 부분(이하 ‘생전 자익신탁 부분’이라 한다)은 분리하기 불가능하거나 분리하더라도 생전 자익신탁 부분만으로 신탁을 유지하는 것이 위탁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한다는 사정이 없는 이상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고, 위탁자 사망 후 유일한 수익자가 수탁자가 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유언대용신탁 계약 전체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전체 무효를 판단할 질문확인할 자료
생전 관리와 사후 이익 제공을 분리할 수 없는가?신탁계약서·변경계약·관리 및 지급 조항
생전 관리만 유지하면 위탁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가?계약 체결 경위와 위탁자의 의사를 보여주는 자료

대법원은 이 예외 사유의 주장·증명도 분명히 했습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나. 1) 중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생전 자익신탁 부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유가 있는지를 원고들로 하여금 주장·증명하도록 하여 이 사건 신탁계약 전체를 무효로 할 것인지, 사후 타익신탁 부분만을 무효로 할 것인지를 심리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피고 명의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인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원고들이 명의를 회복하려면 사후 수익자 조항의 무효뿐 아니라 전체 무효의 예외 사유도 검토해야 합니다. 수탁자 측에서는 생전 주거·부양 목적이 독립적으로 존재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중요합니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나. 1)·2)

5. 종료 후 귀속권리자로 수탁자를 정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이 사건처럼 생전 자익신탁만 유효하게 남는 경우에는 위탁자 사망으로 그 목적이 달성되어 종료합니다. 그다음에는 남은 재산을 누구에게 귀속시킬지 판단합니다. 모든 유언대용신탁이 위탁자 사망으로 종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신탁법 제98조 본문 및 제1호

신탁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종료한다.

1. 신탁의 목적을 달성하였거나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

신탁법 제98조 제1호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가. 3) 중

“유언대용신탁 계약에서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이 귀속될 자(이하 ‘귀속권리자’라 한다)를 정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귀속될 것이고(신탁법 제101조 제1항 단서), 수탁자를 귀속권리자로 정하는 것도 허용된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B에게 부여한 지위이 판결에 따른 판단
신탁이 계속되는 동안의 사후 유일한 수익자지정 부분 무효
신탁 종료 후 잔여재산을 받는 귀속권리자지정 허용

같은 사람이 받더라도 신탁 중 이익을 받는 지위와 종료 후 재산을 받는 지위는 다릅니다. 계약서의 명칭만 바꾸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목적·종료사유·사망 후 관리 내용도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신탁법 제101조 제1항

① 제98조제1호, 제4호부터 제6호까지, 제99조 또는 제100조에 따라 신탁이 종료된 경우 신탁재산은 수익자(잔여재산수익자를 정한 경우에는 그 잔여재산수익자를 말한다)에게 귀속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이 귀속될 자(이하 “귀속권리자”라 한다)를 정한 경우에는 그 귀속권리자에게 귀속한다.

신탁법 제101조 제1항

귀속권리자를 정하지 않은 경우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가. 3) 중

“만약 유언대용신탁 계약에서 귀속권리자를 정하지 않았다면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은 신탁법 제10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수익자에게 귀속될 것인데, 이때 유효한 생전 자익신탁 부분의 수익자는 위탁자이므로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은 위탁자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상속재산에 편입되게 될 것이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실제 계약에서는 제101조의 괄호 문언에 따라 별도의 유효한 잔여재산수익자 지정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 계약에도 종료 후 재산을 받는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1심 판결에 실린 제5조에는 사후 수익권의 내용이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신탁계약 제5조 중 위탁자 사후 수익자의 수익권 내용

“신탁종료 후 신탁재산의 권리귀속자로서 신탁원본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권리)”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1가단11306 판결 — 이유 1. 라.

이처럼 계약에는 사후 수익자라는 표현과 종료 후 재산을 받는다는 내용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B가 유효한 귀속권리자로 지정되었다고 확정하지 않고, 귀속권리자를 정했는지도 추가로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문구 일부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계약 전체의 구조를 해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 이유 3. 나. 2) 중

“원심으로서는 생전 자익신탁이 유효할 경우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정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추가로 심리를 하여야 함을 덧붙여 밝혀 둔다.”

대법원 2022다307294 판결

따라서 계약서·변경계약·신탁원부에서 생전과 사후의 수익자, 종료시점, 잔여재산 귀속 조항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수탁자 명의 등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최종 취득자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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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기준일: 2026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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