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집에서 보일러가 멈추거나 수도에서 물이 새고, 조명이 켜지지 않는다면 누가 수리비를 부담할까요? 집주인은 “사용 중 생긴 고장이니 세입자가 고치라”고 하고, 세입자는 “집의 시설이니 집주인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는 시설의 이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노후·불량으로 주요 설비를 수리해야 하는지, 간단한 소모품 교체인지, 세입자의 과실로 파손됐는지와 계약 특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목차) 1. 간단한 소모품 교체와 설비 수리는 구별해야 합니다 2. 보일러·수도·조명도 고장 원인과 수리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3. 먼저 고쳤다면 필요한 수리였다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4. 수리 요청과 비용 청구는 기록으로 남기세요 |
1. 간단한 소모품 교체와 설비 수리는 구별해야 합니다
임대인은 계약기간 동안 집을 약정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사소한 고장까지 모두 임대인이 고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장해인지, 계약 목적에 따른 사용을 방해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89876·89883 판결은 임차인이 별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장해이고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수선하지 않으면 계약에서 정한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정도라면 수선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89876·89883 판결 판결요지 [1] 중 일부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수리비·난이도·고장 부위·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합니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07405 판결은 수선의무가 발생할 정도의 사용·수익 방해인지를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07405 판결 판결요지 [1] 중 일부
“목적물의 종류 및 용도, 파손 또는 장해의 규모와 부위, 이로 인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판결은 위 요소에 더해 수선의 용이성과 비용, 계약 당시 목적물의 상태와 차임의 액수 등도 함께 고려하도록 했습니다. 집 전체를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어야만 수선의무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 판례의 판단 요소 | 시설 고장에서 확인할 사실 |
|---|---|
| 목적물의 종류와 용도 | 난방·급수·조명 등 주거에 필요한 기능인지 |
| 고장의 규모와 부위 | 소모 부품인지, 보일러 본체·수도 배관·전기설비인지 |
| 사용에 미치는 영향 | 해당 공간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데 어느 정도 지장이 있는지 |
| 수리의 용이성과 비용 | 간단한 교체인지, 전문 작업이 필요한지, 비용이 얼마인지 |
| 계약 당시 상태와 약정 | 기존 시설 상태와 수선비 특약이 무엇인지 |
이 판결 자체는 집중호우와 토사 유입으로 공장에 피해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해당 사안에서 장래의 임야 붕괴를 예상한 방호조치 의무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임대인의 책임도 계약 목적에 따른 사용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따져야 한다는 점을 함께 보여줍니다.
위 두 판결은 LED 조명 교체비를 직접 판단한 판결이 아닙니다. 위 표는 판결의 일반 기준을 보일러·수도·조명 등 주택 설비 고장에 적용해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LED 모듈이면 집주인 부담’처럼 제품 명칭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고장 부위·수리 방식·비용·생활상 지장을 확인해야 합니다.
2. 보일러·수도·조명도 고장 원인과 수리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보일러·수도·조명 고장이라도 원인과 필요한 작업이 다르면 비용 부담이 달라집니다. 아래는 민법과 앞서 본 판례의 일반 기준을 적용한 설명이며, 각 사례에 대한 개별 판결의 결론은 아닙니다.
| 고장 사례 | 비용 부담의 판단 방향 |
|---|---|
| 보일러 노후·불량으로 난방·온수 기능 고장 | 주거에 필요한 주요 설비의 수선으로 임대인 부담을 검토합니다. |
| 수도 배관 노후·부식으로 누수 | 배관 상태와 누수 지점을 확인해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검토합니다. |
| 수전의 패킹 등 소모 부품을 적은 비용으로 쉽게 교체 | 간단한 수선인지와 특약을 살펴 임차인 부담 여부를 판단합니다. |
| 전구만 저렴하고 손쉽게 교체 | 통상적인 소모품 교체로 임차인 부담을 검토합니다. |
| 등기구·LED 전원장치·배선 노후 고장 | 작업 난이도·비용·사용 지장을 살펴 임대인 부담 여부를 판단합니다. |
| 임차인의 충격·잘못된 조작 등으로 파손 | 설비 종류와 별개로 임차인의 과실과 고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합니다. |
법무부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제4조의 수선비 부담 안내도 주요 난방·상하수도·전기설비의 노후·불량 수선과, 임차인의 고의·과실에 따른 파손·간단한 수선·소모품 교체를 구분합니다. 표준계약서가 실제 계약의 특약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므로 서명한 계약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부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 제4조
보일러가 노후해 작동하지 않는 경우와 임차인이 잘못 조작해 고장 낸 경우는 구별해야 합니다. 동파 역시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세입자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설비의 상태·보온 상태·사용 및 관리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도 누수는 물이 새는 위치부터 확인하세요. 수도꼭지의 소모 부품 교체인지, 벽이나 바닥 안 배관을 수리해야 하는지에 따라 작업 범위가 달라집니다. 다른 세대나 공용 배관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면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원인 조사도 요청해야 합니다.
조명도 교체형 전구를 갈아 끼우는 경우와 노후한 전원장치·배선을 수리하는 경우를 구분해야 합니다. ‘LED는 집주인, 형광등은 세입자’라는 식의 일괄적인 판단은 피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전구 등 소모품은 임차인 부담’이라는 특약이 있다면 실제 고장 난 부분이 그 범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구 교체 특약을 보일러 본체 교체나 배관 공사 비용까지 모두 세입자에게 맡기는 내용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3. 먼저 고쳤다면 필요한 수리였다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집주인이 연락을 받지 않거나 수리를 미뤄 임차인이 먼저 비용을 지출했다면, 필요비 상환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필요비는 임차한 물건을 보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뜻합니다.
다만 영수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액을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이 부담할 소모품 교체인지, 임차인 과실로 생긴 고장인지,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고급 제품으로 바꾼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부품만 교체하면 되는데 디자인을 바꾸려고 고급 등기구를 설치했다면, 그 비용 전부가 필요한 수리비로 인정되는지는 별개입니다.
수리 전 기사에게 다음 내용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어느 부품이 고장 났고 원인은 무엇인지
- 부품만 교체해 수리할 수 있는지
- 설비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 부품비·공임·출장비가 각각 얼마인지
수리 전후 사진, 기사와 나눈 문자, 견적서와 결제내역도 보관하세요. 비용을 청구하는 임차인에게는 실제 고장과 필요한 지출을 설명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4. 수리 요청과 비용 청구는 기록으로 남기세요
수리가 필요하면 먼저 임대인에게 알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지 없이 교체하면 고장 원인이나 수리 필요성을 다투기 쉬워집니다.
민법 제634조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거나 임차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 때에는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미 이를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수리 요청은 다음처럼 구체적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수리 요청 문구 예시
보일러 난방 불량·수도 누수·조명 꺼짐 중 해당 증상이 ○월 ○일부터 발생했습니다. 기사 확인 결과는 ○○ 부품 고장이며, 견적은 부품비 ○원·공임 ○원입니다. 사진과 견적을 보내드리니 직접 수리하실지, 제가 수리 후 비용을 정산할지 ○일까지 회신 부탁드립니다.
※ 법정 서식이 아닌 설명용 예시입니다.
회신 요청일은 법정기한이 아닙니다. 생활 불편과 수리의 긴급성을 고려해 정하세요. 누수로 피해가 번지거나 가스 냄새·누전 등이 의심되면 안전을 확보하고 관리사무소·전문업체 등에 긴급조치부터 요청해야 합니다.
수리 후에는 진단·견적·영수증과 함께 청구금액 및 근거를 전달하세요. 임대인이 임차인 과실이나 특약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한다면 그 주장에 대응할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되지 않으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제2항 제4호는 ‘임차주택의 유지ㆍ수선 의무에 관한 분쟁’을 조정 대상으로 정합니다. 계약서, 고장 사진, 진단·견적, 통지·답변, 결제내역을 준비하되 신청만으로 비용 지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액 수선비는 예상 회수액과 절차에 드는 시간·비용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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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료 후 보증금과 점유 문제가 이어진다면 임대차 종료 후 짐을 남겨둔 경우의 월세·보관료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판례 및 참고자료
- 민법 제623조 — 임대인의 유지 의무
- 민법 제626조 — 필요비 상환
- 민법 제634조 — 고장 통지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제2항
- 대법원 2010다89876·89883 판결 — 판결요지 [1]
- 대법원 2011다107405 판결 — 수선의무 판단 요소
-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 안내
검토 기준일: 2026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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