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영업은 중단했지만 집기와 물건은 건물 안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임대인은 “짐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지 못하니 월세를 내라”고 요구합니다. 월세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물건 보관료라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구고등법원은 카페 영업용 건물의 임대차 분쟁에서 계약 종료 후의 부당이득과 불법점유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을 중심으로 질문별 답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목차) 2. 계약 종료 후 계속 점유하면 월세 상당액을 내야 하나요? 3. 사용하지 않고 짐만 남겨두었다면 보관료라도 내야 하나요? |
1. 이 사건에서는 왜 계약이 종료됐나요?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했고,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입니다.
대구고등법원 2026. 7. 16. 선고 2025나11276·2025나11277 판결은 카페 영업용 건물과 토지의 임대차 분쟁입니다. 보증금은 1억 원, 월차임은 450만 원에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지급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차임이 지급되지 않자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법원은 그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2024년 3월 30일 계약이 종료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 종료 후에도 임차인이 점유를 계속하자 임대인은 월 495만 원을 기준으로 돈을 청구했습니다. 임차인이 건물을 사용해 이익을 얻었다는 부당이득 주장과, 불법으로 점유해 손해를 입혔다는 손해배상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두 청구를 각각 판단했습니다.
2. 계약 종료 후 계속 점유하면 월세 상당액을 내야 하나요?
점유를 계속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당이득을 청구하려면 실제 사용·수익으로 얻은 이익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대구고등법원 2026. 7. 16. 선고 2025나11276·2025나11277 판결
“법률상의 원인 없이 이득하였음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의 반환에 있어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도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되지 않는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차량 튜닝 등의 용도로 건물을 사용하며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출된 자료만으로 계약 종료 후 계약상 목적인 카페 영업에 따라 사용·수익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단을 “카페 계약이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무료”라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실제 사용·수익과 이득에 관한 증명이 부족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계약 종료 후에도 영업을 계속했다면 사용이익의 반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2다228667 판결에서는 실제 영업을 계속하며 발생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등이 보증금 잔액을 초과한 사정이 문제 됐습니다.
3. 사용하지 않고 짐만 남겨두었다면 보관료라도 내야 하나요?
기존 집기나 물건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관료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시설물을 반출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사용·수익으로 얻은 이익이 없다면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
“법률상의 원인 없이 이득하였음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의 반환에 있어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 임차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는 임차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수익을 하지 못하였거나 임차인이 자신의 시설물을 반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볼링장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이후에도 점유를 계속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을 중단한 다음 날부터는 본래 계약 목적에 따른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같은 사실관계에서 월세 상당 부당이득이 부정됐는데, 이름만 보관료로 바꾸었다고 청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는 위 판례 법리에 따른 해석입니다.
다만 다음은 구별해 검토해야 합니다.
- 영업을 중단한 뒤 기존 집기만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
- 재고를 계속 반입·반출하는 등 공간을 실제 창고로 활용하는 경우
- 임대인과 임차인이 별도로 유료 보관을 합의한 경우
실제 창고 사용으로 얻은 이익이 있다면 민법 제741조에 따른 반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보관료 합의가 있다면 그 약정 내용이 판단 근거가 됩니다.
다만 이번 대구고등법원 판결이 별도의 보관계약이나 보관료 청구까지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보관료를 정해 통보했다고 해서 지급 합의가 성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4.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지 못한 손해는 배상해야 하나요?
임차인에게 인도를 거절할 권리가 남아 있다면, 계속 점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잔액 반환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536조 제1항
①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 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대구고등법원 2026. 7. 16. 선고 2025나11276·2025나11277 판결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하여 온 것이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이행하였다거나 현실적인 이행의 제공을 하여 임차인의 건물명도의무가 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지 않는 이상, 임차인의 건물에 대한 점유는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임차인으로서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도 없다”
이 사건에서는 연체차임 22,354,838원과 지연손해금 2,661,688원을 공제하고도 반환할 보증금 74,983,474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임대인이 이를 반환하거나 현실적인 이행제공을 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임차인의 점유 자체를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보증금 잔액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과 토지를 인도하도록 했습니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과 임차인의 점유가 불법이라는 판단은 구분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적법하게 인도를 거절하고 있다면 그 점유 자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5. 보증금을 반환하거나 보증금이 모두 소진되면 어떻게 되나요?
그때부터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 종료 당시 인도를 거절할 권리가 있었다고 해서 그 권리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보증금 반환이나 임차인의 채무 공제로 동시이행항변권이 사라진 경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2다228667 판결
“그러나 그 후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또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채무 공제 등으로 임차인이 그러한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였는데도 목적물의 반환을 계속 거부하면서 점유하고 있다면, 달리 점유에 관한 적법한 권원이 인정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동시이행항변권의 상실을 알 수 있는 때부터의 점유는 적어도 과실에 의한 점유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 종료 당시 보증금이 남아 있었지만, 이후 상가 영업을 계속하면서 발생한 차임 상당액 등으로 보증금이 모두 소진된 사정이 문제 됐습니다.
대법원은 계약 종료 당시 보증금이 남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점유까지 계속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사용을 중단하고 짐만 남겨둔 경우라도, 보증금 반환 등으로 인도를 거절할 권리를 잃은 뒤 계속 점유한다면 불법점유 손해배상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계약 종료일, 실제 영업·사용 중단일, 남아 있는 물건과 사용 상태, 보증금 정산내역, 반환 및 인도 제안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영업을 중단했다는 자료와 계속 사용했다는 자료는 양쪽 주장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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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판례 및 참고자료
민법 제536조 제1항
민법 제741조
대구고등법원 2025나11276 판결 — 첨부 판결문 5~11쪽
대법원 98다8554 판결
대법원 2022다228667 판결
검토 기준일: 2026.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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