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수사관이 찾아와 영장을 제시하면 누구에게 연락하고, 어떤 자료까지 제공해야 할까요? 이메일·업무 메신저·서버 자료를 동시에 요구받으면 법무팀이 있는 회사도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회사 압수수색 대응의 핵심은 영장의 범위를 확인하고, 자료 선별 과정에 참여하며, 가져간 자료와 이의제기 내용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수사관이 퇴거한 뒤에도 전자정보 선별이나 압수물 반환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수사기관의 영장에 의한 회사 압수수색을 설명합니다. 세무조사·공정거래 조사 등은 각각의 근거와 절차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례 | 특정 직원의 이메일을 찾는데 회사 전체 자료를 가져가도 될까요?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 회사에 압수수색이 들어왔습니다. 영장 별지에는 담당 직원의 일정 기간 이메일과 프로젝트 자료가 적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전 직원의 이메일을 한꺼번에 복제하자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IT 담당자는 전체 복제가 기술적으로 더 간단하다고 설명합니다. 회사는 그대로 제공해야 할까요? 전체 복제가 불가피하다면 이후 선별 과정에는 어떻게 참여해야 할까요?
※ 실제 사건이 아닌 가상 사례입니다.
전체 복제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료가 최종 압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 문구와 자료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전체 복제가 필요한 사정과 후속 선별 절차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1. 수사관이 도착하면 담당자를 연결하고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신원 확인, 담당자 연락, 자료 보존을 함께 진행합니다. 안내데스크나 현업 직원이 혼자 제출 범위를 판단하기보다 회사의 대응 창구를 신속히 연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 최초 대응
- 수사기관, 현장 책임자, 수사관 인원과 도착 시각을 확인합니다.
- 법무 담당자 또는 외부 변호사, 총무, IT·정보보호 담당자에게 연락합니다.
- 회사의 연락 책임자와 기록 담당자를 지정합니다.
- 직원이 개별적으로 자료를 전달하면 지정 창구에도 전달 내역이 공유되도록 합니다.
- 관련 문서·이메일·메신저·로그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 필요한 자동삭제 중지 등 보존 조치는 법무와 IT가 대상·방법을 정하고 실행 내역을 남깁니다.
경영진 보고, 비상 연락망 가동, 기록 담당자 지정은 회사의 운영사항입니다. 다른 회사 매뉴얼의 보고 시간이나 보고 수단을 모든 회사의 법적 의무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카카오톡·문자 보고도 현장 기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장 기록은 별도의 종이 문서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문자·사내 메신저로 진행상황을 보고한 내역도 집행 경위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발생 시각과 보고 시각이 다르면 이를 구분하고, 직접 확인한 사실과 전달받은 내용을 나누어 적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 기록 | 무엇을 남기면 될까요?
-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 누가 어떤 자료나 조치를 요구했는지
- 회사가 무엇을 요청하거나 이의제기했는지
- 수사기관이 어떻게 답하고 실제로 처리했는지
- 어떤 자료를 추출·제공·반출했는지
기록 예시:
“10:20 수사관이 전 직원 이메일 전체 복제를 요구함. 법무 담당자가 영장 대상 계정·기간과의 관련성 확인을 요청함. 수사관은 현장 추출이 어렵다는 이유를 설명하고 외부 선별 일정을 추후 통지하겠다고 답함.”
회사 보안정책에 맞는 채널을 사용하고, 종료 후에는 대화 내역과 첨부자료를 보존해 경과보고에 연결합니다. 회사의 메시지 기록이 수사기관의 조서나 압수목록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서류도 별도로 확보해야 합니다.
2. 영장은 별지의 대상과 범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영장이 있다는 사실과 지금 요구하는 자료가 영장 범위에 포함된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영장 표지와 함께 압수 대상·혐의사실·집행 방법을 정한 별지를 읽어야 합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 영장과 요구자료 대조
- 발부 법원, 영장 식별정보, 유효기간을 확인합니다.
- 회사 자체가 피의자인지, 임직원 사건의 자료 보관자인지 확인합니다.
- 혐의사실, 수색 장소, 압수 대상 물건·전자정보를 확인합니다.
- 대상자·계정·기간·프로젝트와 집행 방법의 제한을 확인합니다.
- 실제 자료 요구가 영장 기재 내용에 들어가는지 대조합니다.
- 영장과 별지의 사본을 요청하고, 확보하지 못하면 핵심 내용과 요청 결과를 기록합니다.
영장 제시와 사본 교부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법령 | 형사소송법 제118조 본문 발췌
“압수ㆍ수색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하여야 하고,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에는 그 사본을 교부하여야 한다.”
현장 부재 등 제시·교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이를 거부한 경우에는 단서의 예외가 적용됩니다.
수사단계에서는 수사준칙 제38조가 피의자에 대한 사본 교부를 규정합니다. 회사가 단순한 제3자 자료 보관자인 경우에는 동일한 사본 교부의무가 당연히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본을 요청하고 교부 여부와 답변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전자영장도 법정 방식에 따라 집행할 수 있습니다
종이 원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전자문서로 발부된 영장은 법정 방식에 따른 화면 제시·전송·출력 집행이 가능합니다.
법령 | 전자영장의 집행 근거
-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전자문서의 제시·전송 집행 근거
- 같은 법에 관한 규칙 제36조 제1항: 화면 제시 방식
- 같은 규칙 제36조 제2·3항: 요건을 갖춘 전송 방식
- 법률 제17조 제2·3항 및 규칙 제37조: 출력 서면에 의한 집행
화면 제시·전송 방식은 규칙 별표 5에 따라 2026년 9월 28일부터 적용됩니다. 현장에서는 적법하게 발부된 전자영장인지, 법정 집행 방식에 따른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한 영장 사진·스캔본 제시와는 구분됩니다.
3.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고 구체적인 이의를 기록해야 합니다
변호인에게 즉시 연락하고 참여 의사를 수사기관에 전달해야 합니다. 다만 변호사에게 연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집행이 자동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 참여와 이의제기
- 회사와 임직원 중 누가 피의자·피압수자인지 확인합니다.
- 변호인 연락 시각, 참여 요청과 수사기관의 답변을 기록합니다.
- 여러 장소에서 집행하면 장소별 참여·기록 담당자를 정합니다.
- 범위를 벗어난 요구에는 대상 자료와 이유를 특정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 진술서·확인서 작성 요구를 받으면 작성자의 지위와 문구를 확인합니다.
- 회사와 임직원 개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참여권과 사전 통지 의무는 구분해야 합니다
제121조는 집행에 참여할 권리를, 제122조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집행 일시와 장소를 미리 알려야 할 의무를 정합니다.
법령 | 형사소송법 제121조·제122조
제121조: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압수ㆍ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
제122조 본문: “압수ㆍ수색영장을 집행함에는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전조에 규정한 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제122조 단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때 또는 급속을 요하는 때를 사전 통지의 예외로 정합니다.
‘참여할 수 있다’는 참여권자의 권리이고, ‘통지하여야 한다’는 집행기관의 의무입니다. 수사단계에는 제219조에 따라 해당 규정이 준용됩니다.
급속한 집행이 필요한 경우 미리 통지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사전 통지의 예외입니다. 현장에서 참여를 요청하는 것까지 당연히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대로 참여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변호사 도착 전 모든 집행이 반드시 중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 건물 관리 책임자 등의 참여는 제123조 제2항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담당자의 현장 참여와 피의자·변호인의 참여권은 지위와 근거를 구분해 검토합니다.
판례 |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도10729 판결
판결요지: 변호인의 참여권은 피압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입니다. 피압수자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인에게 별도의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의제기는 무엇이 문제인지 드러나도록 남깁니다.
현장 요청 예시 | 영장 범위를 벗어난 자료 요구
“영장 별지의 대상 기간과 계정에 비추어 이 자료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사건과 무관한 자료는 제외하고, 회사의 의견과 처리 결과를 기록해 주십시오.”
이의제기만으로 위법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이후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 내용·답변·실제 처리 결과를 함께 남겨야 합니다.
4. 이메일과 메신저는 사건 관련 정보를 선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전자정보는 관련 범위를 정해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장매체 전체를 복제하거나 반출하는 것은 예외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령 |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발췌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한 출력·복제가 불가능하거나 압수 목적 달성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습니다.
‘제출받아야 한다’는 문언은 선별을 단순한 권고로 두지 않습니다. 예외가 인정되는지는 자료량, 현장 추출 가능성, 필요한 기술 조치 등 구체적인 사정으로 판단합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 전자정보 선별·복제·반출
- 이메일·메신저·서버·클라우드·녹취의 저장 위치와 관리자를 확인합니다.
- 영장에 맞춰 대상 계정·기간·프로젝트를 정리합니다.
- 검색어와 검색 방법을 확인하고 검색 결과의 관련성을 검토합니다.
- 전체 복제·반출이 필요하다면 이유와 대상을 기록합니다.
- 외부에서 선별을 계속하면 일정·장소·연락처와 참여 방법을 확인합니다.
- 추출·복제·인계 내역과 보안권한 변경·복구 기록을 남깁니다.
검색어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사건 관련 자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명이인이나 다른 프로젝트의 문서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자료의 업무상 의미를 설명할 현업 담당자가 필요합니다.
판례 |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판결요지: 예외적으로 저장매체나 전체 복제본을 외부로 반출하더라도 관련 정보 선별과 참여권 보장 등 적법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반출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무관한 자료까지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IT 담당자는 자료의 위치와 추출 방법을 설명하고, 법무 담당자는 제출 범위와 이의를 관리합니다. 기술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범위가 곧 제출해야 할 범위가 되지는 않습니다.
DRM 해제나 관리자 권한 제공이 필요하면 대상과 작업 범위를 구체화합니다. 해시값 등 자료가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할 정보도 확보 가능한 범위에서 기록합니다.
5. 압수목록은 실제 가져간 자료와 대조해야 합니다
압수목록은 반환 요청과 불복의 기초입니다. 목록을 받았다는 사실만 확인하지 말고 실제 반출·제공 내역과 대조해야 합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 종료 전 확인
- 장비의 품명·수량·일련번호 등을 확인합니다.
- 전자정보 선별 완료 후 개별 파일을 특정한 상세목록을 확인합니다.
- 현장 반출과 외부 선별이 나뉘면 각각의 목록 교부 시점을 확인합니다.
- 인계 기록과 목록을 대조하고 누락·불명확한 항목의 보완을 요청합니다.
- 확인서의 ‘참여 포기’나 ‘이의 없음’ 문구가 실제 의사와 일치하는지 읽습니다.
- 무관 정보의 삭제·폐기·반환과 확인서 교부 여부를 확인합니다.
판례 | 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
판결요지: 압수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에는 파일 명세가 특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관련성 구분 없이 전체 자료를 복제하고 압축파일 이름만 적은 목록을 교부한 사안에서 압수의 위법성이 문제 되었습니다.
수사준칙 제42조는 선별된 전자정보 목록의 교부와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정보의 삭제·폐기·반환 및 확인서 교부를 규정합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무관 정보의 처리와 회사가 보유한 원본의 보존은 구분해야 합니다.
6. 압수물 반환과 위법한 집행에 대한 불복은 나누어 검토합니다
퇴거 후에는 ‘계속 압수해 둘 필요가 있는지’와 ‘집행에 위법이 있었는지’를 나누어 봅니다. 업무용 장비의 반환 요청과 압수처분 취소 절차는 목적이 다릅니다.
업무용 장비는 환부·가환부를 검토합니다
환부는 압수물을 반환하는 것이고, 가환부는 압수의 효력을 유지하면서 임시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에 따라 공소제기 전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준비자료 | 환부·가환부 요청
- 반환할 장비와 압수목록 번호
- 사본·복제본 확보 여부
- 장비 부재로 발생하는 구체적인 업무 차질
- 반환 후 자료 보존과 필요시 재제출 방안
‘업무에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원본을 계속 보유할 필요가 줄었다는 사정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범위 초과나 참여권 침해는 준항고를 검토합니다
준항고는 압수 등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변경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영장 범위 초과, 참여 기회 미보장, 상세목록 문제 등 실제 집행 경위를 검토해야 합니다.
준항고를 제기했다고 집행이 자동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집행정지도 별도로 검토합니다. 압수처분 취소와 향후 형사재판의 증거능력 판단 역시 구분해야 합니다.
사후 체크리스트 | 기록 정리와 후속 대응
- 영장·별지와 시간순 경과보고를 정리합니다.
- 자료별 이의제기·답변·처리 결과를 연결합니다.
- 압수목록과 추출·인계 내역을 대조합니다.
- 환부·가환부, 준항고와 집행정지 필요성을 검토합니다.
- 보안권한을 복구하고 후속 선별·연락 담당자를 지정합니다.
7. 평소에는 담당자와 자료 추출 방법을 정해 두어야 합니다
법적 판단, 시스템 작업, 현장 기록, 업무 영향 설명을 담당할 사람이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부서 명칭보다 실제 담당자와 대체 연락처를 지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운영 | 담당 기능별 역할
| 담당 기능 | 주요 역할 |
|---|---|
| 보안·안내 | 신원 확인, 담당자 연락, 출입·시간 기록 |
| 총무·경영지원 | 연락망 가동, 경영진 보고, 현장 지원 |
| 법무·외부 변호사 | 영장·참여권 확인, 이의제기, 사후 구제 검토 |
| IT·정보보호 | 저장 위치 확인, 추출·복제, 권한 변경·복구 기록 |
| 감사·컴플라이언스 | 관리 자료 확인, 보존정책·민감정보 쟁점 검토 지원 |
| 해당 현업 | 자료의 의미·관련성 설명, 업무 차질 확인 |
위 역할은 회사의 운영 권고입니다. 작은 회사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기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사전 준비 | 시스템별로 정리할 사항
- 관리자와 비상 연락처
- 저장 위치와 실제 보관기간
- 자동삭제 설정과 보존 조치 방법
- 계정·기간별 추출 가능 여부
- 암호화·DRM 처리와 복구 절차
- 추출·인계 내역의 기록 방법
회사 자체가 피의자인 경우에는 회사와 임직원 개인의 방어 방향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직원 사건의 자료 보관자인 경우에는 회사 관리 자료와 직원 개인 자료를 구분해야 합니다.
저장매체를 반출한 뒤 선별이 계속되는 경우와 이미 선별·압수가 끝난 자료를 분석하는 경우도 다릅니다. 모든 후속 분석에 새로운 참여 기회가 필요하다고 일률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영장이 허용한 범위, 실제 제공·반출된 자료, 회사의 이의와 처리 결과를 연결해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기록이 사후 반환 요청이나 불복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관련 법령·판례 및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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