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초펀드의 반복된 감사 한정의견을 알고도 그 내용을 확인하거나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국내 펀드 운용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4다302965 판결은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해 파기환송했습니다. 다만 배상액까지 확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목차)
1. 사건의 구조와 판매사의 손해배상청구
피고 국내 자산운용사는 해외 기초펀드에 투자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두 개를 설정·운용했고, 원고 증권회사는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했습니다. 해외 기초펀드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와 환매 중단 등이 발생하자, 판매사는 1호 펀드 투자자 46명 중 45명 및 2호 펀드 투자자 25명과 합의해 투자원금의 80% 상당액, 합계 10,198,168,399원을 지급하고 수익증권과 손해배상채권 등을 양수했습니다.
이 사건은 투자자가 직접 청구한 소송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보상한 판매사가 운용사에 책임을 물은 소송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2. 운용사의 투자자보호의무는 무엇인가
판결문 제2항 가. (3쪽)
“구 자본시장법에 의한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는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18항, 제184조 제2항에 따라 신탁업자에게 신탁한 투자신탁재산을 투자·운용하는 자로서 투자신탁에 관하여 제1차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시켜야 할 지위에 있으므로, 투자신탁의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투자중개업자나 투자자에게 투자신탁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투자자를 보호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대법원은 운용사가 펀드 정보를 제1차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손실이 발생하면 언제나 배상한다는 결과보장의무가 아니라,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필요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주의의무입니다.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18항 본문 및 제1호
⑱ 이 법에서 “집합투자기구”란 집합투자를 수행하기 위한 기구로서 다음 각 호의 것을 말한다.
1. 집합투자업자인 위탁자가 신탁업자에게 신탁한 재산을 신탁업자로 하여금 그 집합투자업자의 지시에 따라 투자ㆍ운용하게 하는 신탁 형태의 집합투자기구(이하 “투자신탁”이라 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84조 제2항
② 투자신탁재산 또는 투자익명조합재산의 운용업무는 그 투자신탁 또는 투자익명조합의 집합투자업자가 이를 수행하며, 투자회사등의 집합투자재산 운용업무는 그 투자회사등의 법인이사ㆍ업무집행사원ㆍ업무집행자 또는 업무집행조합원인 집합투자업자가 이를 수행한다.
제9조 제18항 제1호는 투자신탁의 구조를, 제184조 제2항은 운용업무의 담당자를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들을 바탕으로 운용사가 투자신탁 정보를 제1차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 반복된 감사 한정의견 미확인이 왜 위법한가
국내 운용사는 2019년 5월 30일경 해외 운용사로부터 받은 AIMA DDQ를 통해 기초펀드가 2014년, 2016년, 2017년 반복적으로 감사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판결문 제2항 다. 2) (3쪽)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해당 회사가 부실 상태에 있다거나 투자 대상으로 부적합함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해당 회사의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에 해당할 수 있다.”
한정의견의 존재만으로 투자 부적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한정의견이 상품설명서에서 강조한 IB 수익 등 핵심 수익구조와 관련되어 있었고, 운용사는 오히려 외부 회계기관 평가를 통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한정의견의 구체적인 사유는 투자판단에 중대한 정보였습니다.
4. 해외 기초펀드의 직접 검증이 어렵더라도 고지의무가 있는가
판결문 제2항 다. 5) (4쪽)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기초펀드 운용사가 AIMA DDQ를 통해 답변한 것처럼, 해당 감사의견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피고 스스로 상품설명서에서 강조하였던 ☆☆☆의 수익구조, 규모 및 회계투명성과 관련하여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발견한 경우 기초펀드 운용사를 통하여 관련 자료를 확인하거나 검증하는 등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역외펀드의 투자자로서 기초펀드 운용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직접 실사·확인하거나 검증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펀드의 투자자들에 대하여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자산운용회사로서 적어도 기초펀드 운용사로부터 고지받은 한정의견 내용을 확인한 다음, ☆☆☆가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복적인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과 한정의견의 내용 등을 투자자들에게 알렸어야 한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각 펀드를 설정·운용한 자산운용회사로서, ☆☆☆가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복적으로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 등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하거나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판결의 핵심은 해외 운용사의 장부를 모두 직접 실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전달받은 감사 한정의견을 확인하고, 중요한 위험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리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5.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다른 주장
원고는 기초자산 중 약 40%가 채무불이행 상태이거나 소송 중이었다는 점에 관한 조사·고지의무 위반도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 부분에 관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별도로 제기된 투자위험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감사 한정의견 미확인에 관한 판단을 운용사의 모든 조사·설명의무 위반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6. 파기환송의 의미와 손해배상청구의 확인사항
대법원은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그러나 판매사가 지급한 보상금 전액을 배상하라고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손해와 의무 위반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액 및 권리양수 범위 등은 별도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관련 법령·판례 및 참고자료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4다302965 판결문 전문(PDF)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8항, 제184조 제2항 (2018. 12. 31. 법률 제16191호 개정 전 적용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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